하노 벡의 '인플레이션'을 읽고.
요즘 경제 소식에서 빠지지 않고 '인플레이션'이 등장한다. 공부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유튜브 삼프로TV에서 이 책을 다루는 것을 보고 당장 구매해서 읽어 보았다.
가독성이 좋지 않았지만 여러 번 곱씹어 읽으니 이해가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인플레이션'의 무서움과 이것을 발생시키는 원흉(?)이 누구인지, 인플레이션이 뭔지도 모르는 내가 왜 피해자가 되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
이제 내가 이해한 것에 대해 기록해 보고자 한다. 먼저 인플레이션을 네이버에 검색해 보면 아래와 같이 나온다.
인플레이션 :
화폐가치가 하락하여 물가가
전반적·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경제 현상
인플레이션은 단순하게 말하면 돈의 가치 하락이자 돈으로 사는 물건(곧 물가)의 가격이 높아지는 경제 현상이다. 즉, 인플레이션을 이해하려면 먼저 돈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돈은 인류의 독창적인 발명품이라고 한다. 돈이 존재하지 않던 원시시대에는 물물교환 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그냥 단순히 돈이 없어 물물교환 했겠구나 생각했는데 더 깊게 들어가면 돈이 없으면 할 수 없어지는 게 많다. 저축, 투자 등을 할 수 없으니 미래에 대한 준비 및 노후 준비를 할 수 없다. 실제 물건을 쌓아 놓는 것은 한계가 작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일을 할 수도 없을 것이다. 무조건 의식주 관련된 일이 우선될 것이기 때문이다. 복지 정책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돈 없이 산다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 그런데 돈을 누군가 훼손시키고 있다면 어떨까? 조금씩 돈을 녹여왔고, 어떨 땐 한 방에 한 국가의 돈을 파괴했다. 경제학자들은 이것을 '인플레이션'이라고 한다.
인플레이션의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을 예를 들어 보겠다. 현재 1,000원인 제품이 있다. 인플레이션율이 1 퍼센트라고 하면 1년 후 제품 가격은 1,010원, 10년 후에는 1,104원, 20년 후에는 1,220원이다. 인플레이션도 장기 투자와 마찬가지로, 손실이 복리로 증가한다. 손실이 복리로 증가하는 것에 대해 이 책에 기록된 예를 소개하자면, 25세부터 직장생활을 시작해서 40년 후쯤 퇴직을 한다. 40년 동안 상승하는 인플레이션율이 2퍼센트라고 가정하면 구매력은 절반으로 감소한다. 인플레이션율을 4퍼센트라고 가정하면 구매력은 25퍼센트 수준으로 감소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노후 대비가 가능하겠는가? 이것이 온건한 인플레이션의 파괴력이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가 인플레이션 위험에 있다. 우리나라도 아래의 그래프에서 보듯이 2022년 5월 물가 상승률이 전년대비 5% 정도이다. 올해 우리의 연봉이 5% 이상 인상이 안되었다면, 전년보다 더욱 살기 팍팍해질 것이다. 이것이 사실상 중요하다. '우리의 소득 상승률 < 인플레이션율'이라면, 우리는 점점 가난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플레이션은 왜 발생하는 것일까? 지불 수단인 지폐에는 가치(금액)가 표시되어 있다. 이 종이에 적힌 금액만큼 물건을 내준다면 인플레이션은 발생하지 않는다. 종이에 적힌 금액은 그만큼 주겠다는 약속이었다. 화폐에는 명시된 금액만큼의 가치가 보장되어있으나, 실제 화폐 값은 화폐 주조 비용이 공제된 금액(액면가, 곧 명시된 금액-제조비용)이다. 이것을 '화폐주조차익(중앙은행이 화폐를 독점적으로 발행함으로써 얻는 수입)'이라고 한다.
예를 들면 5만 원권 하나를 발행할 때 천원이 들었다면 주조 차익이 4만 9천 원이 되겠지만 이 효과는 국내에 국한되며 제한적입니다. - kiwi 금융정보 블로그 -
화폐 발행권을 갖고 있던 국가는 이 '화폐주조차익'을 통해 이익을 취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런데 문제는 정치인들의 인기 끌기 위한 재정 정책을 통해 발생한다. 국가 재정을 무분별하게 사용하게 되면 계속해서 재정 적자와 부채가 늘게 된다. 늘어난 부채를 줄이기 위해서는 세금을 늘리거나 통화량을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 재정 적자와 부채에 시달리는 국가는 재정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지폐를 발행한다. 처음에는 지폐의 가치가 정상적으로 보장된다. 얻은 수입으로 채무를 정리하고 추가 자금을 투입하는 덕분에 경제가 활성화되고 생산과 복지가 증대된다. 통화량과 인플레이션율 사이에는 일정한 상관관계가 있다. 화폐를 대량으로 투입하여 일시적인 경기 부양 효과를 누렸지만, 얼마 가지 못해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여 내수 경제가 무너진다. 경제 및 신용 위기가 발생하고 모든 것이 하강 국면으로 접어든다. 경제가 붕괴한다. 시대와 문화를 막론하고 만성적 재정 악화에 시달리는 국가에는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 그래서 작가는 책에 정치인들의 돈 풀기(재정지원정책)를 자주 비판하고 있다.
"통화량 부풀리기는 가장 효과적으로 화폐를 붕괴시키고 나라 전체와 국민경제를 망치는 수단이다."
왜 가난한 사람들이 인플레이션으로 더 많은 타격을 입을까? 가난한 사람들의 재산은 주로 현금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부동산, 주식, 채권 등의 자산에 투자할 여력이 안되기 때문에, 주로 예금, 청약, 보험 등 현금성 자산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인플레이션은 바로 이 현금의 가치가 하락한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상황은 세금에도 영향을 준다. 가난한 사람들은 수입과 자산의 대부분을 현금 형태로 지니고 있기 때문에 세금도 대개 현금으로 지불한다. 이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 더 가난하게 만드는 것이다. 반면에 돈 좀 있다는 사람들은 주식, 부동산, 임야, 귀금속 등 소위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적게 받는 것들을 소유하고 있다. 하지만 매달 20만 원 밖에 저축할 수 없는 사람이 어떻게 투자를 한단 말인가? 가난한 사람들은 인플레이션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보게 된다.
극단적인 사례긴 하지만, 이 책을 보면서 좀 걱정되었던 부분은 초인플레이션이었다. 신문 하나를 사기 위해 수레에 돈다발을 잔뜩 싫고 가야 하는 일이 실제로 있었다는 것이 놀라웠다. 인플레이션이 너무 심각해 화폐 개혁을 했던 유럽의 역사를 보니, 무분별하게 돈 푸는 정책은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면 달걀 1개에 1조 원, 1 경원하는 일이 발생해 정부가 새로운 화폐를 발행하게 된다면? 기존에 쓰던 원 단위 화폐와 새로운 화폐의 가치가 1:1로 교환 가능하지 않다면? 상상하기도 싫다. 아래 초인플레이션 발생 시 미친 듯 날 뛰었던 숫자들을 나열해 본다. 경각심을 갖고 정부가 무분별한 재정 지원 정책을 펼치지 않도록 우리도 관심을 가져야 될 듯하다.
<초인플레이션의 미친 듯이 날뛰는 숫자들>
·헝가리의 인플레이션율, 무려 4x10^29퍼센트
·나이지리아 월 인플레이션 796억 퍼센트
·유고슬라비아 월 인플레이션 3억 1300만 퍼센트
·아르헨티나 화폐가치 3조 퍼센트 하락
·브라질 화폐가치 20조 퍼센트 하락
'책을 통한 작은 생각의 복리 효과'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제)위기는 (자산을 늘릴 수 있는)기회다 (2) (0) | 2022.06.08 |
---|---|
(경제)위기는 (자산을 늘릴 수 있는)기회다 (1) (0) | 2022.05.31 |
강세장 이 후 '부의 시그널'을 잡아라! (0) | 2022.05.17 |
미국 S&P 500 인덱스 펀드 투자에 대한 저자들의 생각 (0) | 2022.05.14 |
시간과 복리의 힘이 너희를 부유케 하리라 (0) | 2022.05.08 |